사회공헌활동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 첫 촬영 때 다들 “망했다”라고 한 이유

2020.01.31

도너스캠프 특강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1000만 관객 2관왕을 해내며 ‘웃고 울리는 윤제균표 영화’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낸 윤제균 감독. 이제는 ‘믿고 보는’ 감독 중 하나죠. 윤제균 감독의 데뷔작은 <두사부일체>. 당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와 나란히 극장에 걸렸지만 그중 가장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죠. 지금의 윤제균 감독을 있게 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두사부일체> 첫 촬영을 나섰을 때 너무 어설퍼 현장에 모인 투자자들과 스텝들이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 1월 5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린 청소년 문화동아리 영화부문 특강 현장 소식과 함께 전해드릴게요.


성공에 조건이 있다면 내 생각엔 두 가지

요즘 윤제균 감독은 어딜 가나 “성공의 조건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는데요. 청소년들에게 자신만의 비결 두 가지를 알려주었죠. 첫째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걸 기억하라, 둘째 누군가 내게 100을 기대하면 200을 보여줘라. 그리고 그 비결이 어떻게 윤제균 감독을 이 자리까지 이끌었는지 들려주었습니다.


윤제균감독 특강 모습


윤제균 감독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관리팀으로 발령받았다고 합니다. 광고 회사이긴 하지만 글을 쓰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일이 전혀 없는 부서였죠. 당시 회사 사보에 각 팀의 소식을 전하는 꼭지가 있었는데,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 2씬 정도 시나리오 형식으로 글을 써봤던 것이 시작이라면 시작이었죠.


결혼하자마자 IMF를 맞은 윤제균 감독에게 한 달간 무급휴가가 주어집니다. 이때 어떻게 돈을 벌까 궁리하던 윤제균 감독은 영화잡지에 실린 시나리오 공모전 기사를 보게 됩니다. 마침 회사 사보에 시나리오도 꾸준히 써봤겠다, ‘단체 신혼여행’을 떠났던 경험을 살려 시나리오를 작성하죠. 그때만 해도 윤제균 감독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단 하나, 120신 정도면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된다는 것. 그 공모전에서 윤제균 감독은 대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 후 IT업계로 이직해 영업을 다니던 윤제균 감독에게 사람들은 ‘새 시나리오’를 달라는 제안을 합니다. 한 신생 영화제작사와 술자리를 하던 중 술김에 “쓰고 싶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한 달 안에 완성해 오겠다”고 약속하고 완성한 것이 바로 <두사부일체>


윤제균감독 특강 모습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지 대충 하기 싫었어요.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썼죠”


그렇게 완성된 시나리오는 신생 영화사가 제작을 맡았다는 이유로 감독도, 배우도 섭외되지 않습니다. 기획안까지 써가며 제작사를 설득하고 또 설득한 끝에 직접 연출을 하게 된 윤제균 감독. 그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와 나란히 극장에 걸렸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망했다”라고 했지만 결과는 대반전.


가장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윤제균이라는 이름을 영화계에 알렸습니다. 다음 해 공교롭게도 <투사부일체>와 겨루게 된 작품은 역시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이번에도 셋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는데요. 윤제균 감독은 ‘흥행의 신’, ‘흥행작 제조기’로 불리며 한 영화잡지에 한국 영화사를 움직인 50인 안에 들 정도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윤제균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낭만자객>. 당시 모두가 윤제균 감독의 다음 영화를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하지만 <낭만자객>은 흥행에 있어, 평론에 있어 쓴맛을 보게 됩니다. 악플 때문에 6개월간 인터넷을 끊었을 정도. 모두가 “영화계의 아웃사이더 윤제균은 이제 끝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윤제균감독 특강 모습


하지만 다음 작품인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쌍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윤제균 감독은 화려하게 재기합니다. 윤제균 감독은 말합니다. “IMF가 없었으면 무직 휴급도 없었고, 경제적으로 풍족했다면 여행을 떠났을 거예요. 또 신생 영화사가 아닌 메이저 영화사와 <두사부일체>시나리오 계약을 했다면 감독이 될 수 없었겠죠.”

윤제균 감독은 청소년들에게 10년 뒤 일은 아무도 모르니 현재 상황 때문에 무작정 좌절할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남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재능을 보여주면 반드시 자신을 이끌어줄 ‘귀인’이 나타난다고도 했죠.


“쉽지 않아요? 인생은 새옹지마!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대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면 돼요”


다음은 청소년들을 위해 윤제균 감독이 직접 만들어온 영화제작 과정 영상을 시청했는데요. 현장 모습과 후반 작업과정, 완성본을 대조해 보며 큰 규모의 상업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독은 ‘마스터’ 아닌 ‘디렉터’_윤제균 감독 Q&A


윤제균감독 특강 모습


Q. 영화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요?

A. 지금 촬영 중인 <영웅>이라는 영화. 뮤지컬 영화인데, 후시 녹음 없이 모든 장면을 라이브로 촬영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일단 CG로 모든 장면에서 배우들이 착용하고 있는 인이어를 다 삭제해야 하고 잡음이 들어가지 않게 스태프들 신발 밑창에 깔창을 붙였어요. 무엇보다 연기하면서 노래하는 게 쉽지 않아요.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가수들이 울컥하면 노래를 잠시 중단하잖아요? 그런데 눈물 흘리며 노래 부르는 장면을 촬영해야 하니 힘들죠. 하지만 배우들이 다 잘 해냈어요.


Q. 대배우 캐스팅 비법이 있다면?

A.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어요. 인맥으로 혹은 실력으로. 시나리오만 좋으면 캐스팅하기 쉬워요. 실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어려우면서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시나리오가 안 좋잖아요? 상상을 초월하는 캐스팅 전쟁이 벌어집니다.


Q. 윤제균 감독의 인생 영화는?

A. <이티>. 전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은 사람이에요. 감독이랑 감독이 만드는 영화가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것 같아요. ‘윤제균표’ 영화라고 하면 웃기고 울리는 영화라고 하잖아요. 전 어릴 때부터 웃기고 울리는 영화를 좋아했어요. 성룡 영화도 좋아했고, <영웅본색>같은 영화도 좋아하고요. 너무 심각한 영화는 보다가 잠들기도 하고 별로 안 좋아했죠.(웃음)


Q. 영화는 협동 작업이잖아요. 하기 싫은 걸 해야 할 때 감독님만의 팁이 있다면?

A. 현장에서 그런 일이 많아요. 스텝들하고 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촬영감독은 풀샷으로 가야 된다고 하는데 나는 타이트샷이었으면 할 때. 저만의 노하우를 전해드리자면 둘 다 찍어요 그냥! 왜 싸우죠? 배우는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는데 저는 눈물을 흘리는 게 맞는 거 같아요. 그럼 둘 다 찍으면 되잖아요. 현장에서는 모두 뭐가 맞는지 몰라요. 감독은 디렉터지, 마스터가 아녜요. 겸손해야죠. 전문가들을 데리고 방향만 정하는 게 감독이에요.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를 땐? 일단 찍어놓는 거죠. 싸울 시간에. 10분이면 찍습니다.


Q. 2020년 새해 감독님의 목표, 계획이 있다면?

A. 저는 사실 계획을 안 세워요 인생은 절대 계획대로 안 되더라고요. 그냥 처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가 제 인생의 좌우명이에요. 올해도 미친 듯이 일만 하려고 해요. 인생의 계획 솔직히, 없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윤제균 감독의 이야기.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경험들 중에서 청소년들을 자만하지 않게, 좌절하지 않게 붙잡아줄 수 있지 않을까요? 청소년 문화동아리에서의 추억을 자양분으로 청소년들이 누군가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멋지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