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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이후 찾게 된 일의 즐거움!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 이혜정 님

2021.11.11

여성들은 일하고 싶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59.0%)보다 낮은 56.7%에 그쳤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중 여성 시간제 고용 비중이 9.3%로 OECD 평균 11.2%보다 낮았다.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더 악화된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택배일자리 사업인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가 문을 연 것. 시범운영 때부터 오렌지택배 배송원으로 일한 이혜정 님은 택배를 기다리는 고객을 맞이하듯 미소를 지으며 새로 찾은 일의 즐거움을 전달했다.

*오렌지택배: 아파트 단지 안에 마련된 거점까지 운송된 택배 물품을 경력단절여성 배송원이 각 가정까지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서비스. 오렌지색은 독립과 모험을 상징하는 색으로 경력단절여성의 새로운 도전과 시작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경력단절 시기에 찾아온 고마운 오렌지택배!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 이혜정 배송원님이 대한통운 파란색 조끼를 입고 택배 상자를 든 채 배송지인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 서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 1호점 ‘해피오렌지’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혜정 배송원

Q. 추석 연휴는 잘 보냈나? (인터뷰는 연휴 다음날인 23일에 진행했다)

연휴가 길어서 혼났다. 매일 출근하다가 4일 연속 쉬니까 몸이 근질근질 하더라. (웃음)

Q. 이제 좀 택배 일이 몸에 익었나 보다.

오렌지택배 1호점 개소식이 지난 9월 9일이었지만, 작년 12월부터 9개월 동안 시범운영을 하면서 매일 택배 일을 하다 보니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사무실에 나가 일하는 게 더 편하다. 일하면 생기가 돈다고나 할까. 나만이 아니라 우리 배송원들 모두 마찬가지일거다. (사무실에 앉아 있던 동료들을 향해) 그렇지? (웃음)

Q.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일에 대한 즐거움이 느껴진다. 오렌지택배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예전에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후, 2010년 겨울에 화성자활센터에 들어가 공예 자격증 및 강사 자격증을 땄다. 그걸 발판으로 취약계층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에 꽃 공예품을 만들어 놓는 일과 방과 후 수업 지도사 활동을 하면서 바쁘게 생활했는데, 재작년에 잘못 넘어지면서 근육 파열로 다리 수술을 했다. 그러다 보니 하던 일을 못 하게 되었다. 퇴원 후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는데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정말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좋은 기회가 생겨 화성자활센터에 들어가 유모차 수거 및 세탁 접수 및 고객 관리 업무를 했는데, 어느 날 지금 함께 일을 하고 있는 ‘**해피오렌지’ 대표님이 함께 택배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아파트 단지 내 거점 공간에 운송된 택배를 배송원들이 각 가정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이라 비교적 일도 쉽고 안정적인 수입도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 당시 담당 업무에 한계를 느꼈던 시기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뭔가 해보고 싶어 택배 일을 하게 되었고, 동료들과 함께 하나씩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해피오렌지: 오렌지택배 사업의 수행기관. 현장에서 오렌지택배원이 질 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오렌지택배 배송원으로서의 노력!

Q. 아무래도 주변에서 ‘택배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실제 해보니 어땠나?

오렌지택배는 거점형 택배이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낮은 편이다. 택배 차량이 우리 사무실에 택배 물품을 하차하면 우리 배송원이 맡은 구역별로 방문 배송을 하기 때문에 업무가 수월한 편이다. 특히 우리 사무실이 단지 내 있어서 상대적으로 동선도 짧다는 것도 한 몫 한다.

Q. 주 거점인 동탄2신도시 LH 35단지 특성에 따라 어떤 택배가 많은지, 택배량은 어느 정도 되나?

이 단지 특성 상 40대 이상 고객들, 특히 노년층이 많이 거주한다. 그러다보니 쌀, 물 등 마트에서 직접 구매해서 오기 무거운 생필품들이 많이 온다. 주거지역이라서 다수의 생필품들이 많고, 젊은 세대가 주로 먹는 가공식품은 의외로 적다. 1인 가구도 많아서 고양이 모래, 사료 등 반려견, 반려묘 용품도 많이 온다.

택배 물량은 월요일 빼고 오전, 오후 총 두 번 오는데, 택배 기사가 오면 물품 하차하고, 각 동에 맞게 분류 작업을 한 뒤, 배송한다. 요일별로 화, 수요일이 가장 많고, 그에 비해 목, 금, 토는 적다. 전체 1,768세대인데, 현재 약 500세대가 아직 입주 전이라 앞으로 물량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 이혜정 배송원님이 대한통운 파란색 조끼를 입은 채 회의 테이블에 앉아 대한통운 파란색 조끼를 입은 동료와 함께 송장을 확인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배송 처리 등 동료와 송장번호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이혜정 님

Q. 초반 택배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이었나?

오배송 처리가 가장 힘들었다. 시범 운영 후 며칠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퇴근 후 오배송이 되었다고 고객에게 연락이 왔었다. 오배송 시 원활한 처리를 위해 배송원 모두 문 앞에 물품을 가져다 놓은 후 사진을 찍는데, 처음이라 요령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가장 중요한 송장 번호가 잘 보이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다들 사무실로 복귀해서 그날 다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날 이후 그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 택배 완료 시 송장 번호만 찍고, 택배와 호수가 나오도록 두 번 찍는다. 그리고 사무실 내 택배 분류 작업 시 동 숫자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Q. 그런 노력 하나하나가 배송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시범 운영 기간이 좋았던 것 같다. 뭐든지 일의 능률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기간 내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고, 적응해 나가려고 우리 네 명이 노력했다. 특히 오배송 경우, 단지 내 거주하는 동료를 통해서 좀 더 빠르게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노력의 일환으로 동료들 간의 유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일이 힘들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 동료들과 대화를 하면서 헤쳐 나갔고, 이제는 서로 의지하면서 도움을 주는 사이가 되었다. 이젠 일을 할 때 서로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일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성장하는 그 날까지!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 이혜정 배송원님이 대한통운 파란색 조끼를 입은 채 회의 테이블에 앉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경력단절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오렌지택배를 통해 일의 즐거움을 되찾았다고 말하는 이혜정 님.
테이블 위에 놓인 꽃 공예품은 그녀가 손수 만든 작품이다.

Q. 실제 경력단절을 겪은 이로서, 오렌지택배는 큰 선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사람에게 일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낀 사람으로서 오렌지택배는 삶의 원동력이자 활력소가 됐다. 다리 수술 후에 일이 없을 때 수입도 마음도 다 마이너스였다. 일을 못 하니까 낙도 없고, 우울증까지 와서 정말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성취감이라는 게 없었다. 그게 제일 힘든 거였던 것 같다.

돈도 중요하지만 일을 하면서 얻는 성취감이 삶의 활력이 된다. 경력단절 이후 잊고 살았던 그 성취감이 오렌지택배를 통해 얻게 되니까 힘이 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결과물이 나오더라. 어느 순간부터 이 일에 빠진 것 같다.

Q. 택배 일 자체가 한 만큼 돌아오기 때문에 이 업에 더 빠진 듯하다. 택배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제시간 안에 완벽하게 배송하려고 노력한다. 처음 이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하다 보니 이웃에게 행복을 전한다는 사명감이 생기더라. 그러기 위해서 좀 더 고객과의 유대감을 쌓으려고 노력하는데, 그 일환으로 나를 포함한 동료들이 이 단지로 이사 올 계획을 하고 있다. 이후 더 큰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누구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는 생각도 가져야 한다. 사무실만 봐도 네 명의 배송원들 손이 안 간 곳이 없다. 그만큼 내 일터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고, 그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혜정 님을 포함한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 담당 배송원들

▶(가장 왼쪽)이혜정 님을 포함한 CJ대한통운 오렌지택배 담당 배송원들

Q. 앞으로 오렌지택배를 하고자 문을 두드리는 경력단절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힘들지만 용기를 내시길 바란다. 교통사고로 인해 차상위계층이었던 나조차도 경력단절 이후 기본적인 지원 혜택을 뿌리치고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기 참 어려웠다. 그럼에도 현 상황에 안주하기 보다는 스스로 일을 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다.

예전부터 그랬다. 자활센터에서 일을 하면서도 검정고시를 준비해 고등학교 졸업장도 땄고, 방송통신대학교도 다니면서 학구열을 불태웠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일을 찾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 결과 오렌지택배를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경력단절여성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우리가 성공사례가 되어 오렌지 2, 3호점이 나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삶의 의욕을 얻고 도움 받은 만큼 베푼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냥 우리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으면 좋으니까. (웃음) 올 하반기 ‘해피오렌지’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전환되면 그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열심히 일해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방과 후 지도자, 공예 자격증을 이용해 단지 내 도서관이나 인근 사회복지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재능기부도 할 계획으로 고객들과의 유대감도 쌓는 등 지금 하는 일이 좋은 쪽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경력단절이란 장애물을 뛰어넘고 오렌지택배를 통해 잊고 지냈던 일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는 이혜정 님. 더 나아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성취감을 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독립과 모험을 상징하는 오렌지색처럼 그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