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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은 과학이다] 햇반솥반에 담긴 미(米)는 살균력과 품질의 균형미(美)!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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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이 달라졌다고? ‘햇반이 햇반이지 별다를 게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햇반솥반’이 지난 1일 론칭했다. 기존 햇반과 비교했을 때 내용물도 용기도 다 바뀌었고, 맛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이런 변신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놀라운 기술 덕분! 밥 먹는 즐거움과 건강함을 새롭게 전할 햇반솥반에 담긴 기술은 과연 무엇일까?

오예진 연구원 얼굴

오예진 | Processed Rice/Grain그룹
두 단계 앞선 쌀가공 기술로 글로벌 밥문화를 선도한다

놀라운 밥의 세계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

CJ제일제당에서 출시한 햇반솥반 4종 이미지

▶ CJ제일제당 햇반솥반 4종 이미지

밥은 정말 놀라운 ‘플랫폼’이다. 흔하게 먹는 흰밥이나 잡곡밥에 간단한 제철 식재료 하나만 얹어도 금새 근사한 ‘요리’가 되니, 식탁에서 이만한 플랫폼을 또 찾을 수 있을까? 당장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봐도 별미밥/솥밥 메뉴를 수십 가지도 더 찾을 수 있다.

밥의 세계가 이렇게 무궁무진한데, 밥 좀 지어본 입장에서 이 세계를 들어갈 궁리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1996년에 햇반을 출시한 이래, 햇반 용기 속에 곡물 외의 다른 부재료를 넣기 위한 시도가 끊임없이 있었다. 기존의 햇반 라인을 이용해서 영양밥이나 취나물밥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레토르트 공정을 이용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탐탁치 않았는데, 바로 ‘살균력’과 ‘품질’간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온유통을 위해서는 멸균 수준의 미생물 제어가 필요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열’이지만, 동시에 과도할 경우 품질이 저하된다.

햇반 가압살균 과정 소개 이미지

▶ 햇반 가압살균 과정 소개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인 밥의 조직감이나 색상에 대해서는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밥은 고유의 맛과 향이 담백하기 때문에 이런 품질 저하는 치명적. 따라서 미생물을 사멸시킬 만큼만의 열을 제품 전체에 빠르게 전달/확산시켜 그 이상의 열에 의한 품질 저하를 막아야 하는데, 기존의 햇반 공정과 레토르트 공정은 그 점에서 각각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햇반의 가압살균 공정은 작은 챔버 안에서 고온고압의 스팀을 순간적으로 분사하기 때문에 빠른 열전달이 이루어져 우수한 품질을 유지한다. 하지만 한정된 열처리 시간으로 인해 곡물 외의 다양한 부재료에서 유입되는 미생물을 제어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반면 레토르트는 원하는 만큼의 열량을 제품에 전달할 수 있지만, 밀봉된 상태이기 때문에 열전달 속도가 느려 제품의 cold point까지 가열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열처리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공기 방울 OUT! 살균과 품질의 균형미를 위한 기술

햇반 솥반 진공가압살균 과정을 보여주는 이미지.

▶ 햇반솥반 진공가압살균 과정 소개

고민을 거듭한 끝에 도입한 살균 방법이 바로 ‘진공가압살균’이다. 2016년부터 약 2년 동안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하며 얻어낸 이 방법은 햇반의 가압살균처럼 밀봉하지 않은 상태의 제품을 고온고압의 스팀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빠른 열전달이 이루어진다. 레토르트처럼 대형 챔버 안에서 밀폐된 상태로 처리하기 때문에 충분한 열처리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살균 전 챔버 안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것은 열전달의 효율성과 균질성 확보 측면에서 획기적인 해결방법이 되었다. 제품 내부와 챔버 곳곳에는 스팀의 확산을 막는 에어 포켓(air pocket)이 존재한다. 마치 뽁뽁이가 유리창에 붙어 단열효과를 주는 것처럼, 조그만 뽁뽁이 같은 공기방울들이 쌀 사이사이, 챔버 구석구석에 숨어있어 스팀의 전달을 막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밀폐된 챔버 내부를 진공으로 만들면 이러한 에어포켓이 제거되면서 제품 내부, 챔버 전체로 균일하고 신속하게 스팀의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햇반솥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설비, 공정, 라인을 새롭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곡물, 부재료 간의 고른 살균뿐만 아니라 기존 햇반 라인 활용 시 살균을 위한 스팀을 순각적으로 분사했을 때 부재료의 형태가 부서지거나 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햇반 라인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아예 공정부터 새롭게 바꾸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그 결과 밥, 부재료 등의 최적의 살균력과 품질의 균형미를 맞춘 ‘진공가압살균’이 나올 수 있었다. 햇반 라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이번 기술개발을 포함한 햇반솥반은 가장 높은 난이도의 작업이라 말할 수 있다.

햇반솥반, 기본부터 다시!

햇반솥반이 반찬과 함께 차려진 모습.

진공가압살균에 의해 곡물 외의 다양한 원료들을 효과적으로 살균하는 문제를 해결하였지만 제품의 양산화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솥반다운 큼직한 원물을 넣으려다 보니 충진이 어려운 것이다.

버섯이 흐물거리지 않는지, 연근의 동그라미가 잘 살아있는 등 원물 고유의 형태가 드러나도록 절단하다 보니 크기도 컸고 설비 표면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큼직한 원물을 살균하는 기술만 확보하면 제품화가 가능할 것이라 자만했다가 실전에서 큰 코 다친 셈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관부서가 모여 절단 규격, 탈수 조건, 다른 형태의 원물끼리의 혼합 등등 아이디어를 짜내고 테스트를 반복했다. 마침내 투입이 가능한 원물 규격을 도출하였고, ‘용기에 내용물을 제대로 담는 것’ 자체도 허투루 해서는 안되는 기술의 일부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기술 개발을 시작한지 6년만에 마침내 세상에 선보이게 된 햇반솥반, 살균력과 품질력을 높이고 건강한 맛을 전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열정이 담긴 소중한 제품이다. 개인적으로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설비, 공정, 라인 등을 새롭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그에 따른 역량도 쌓인 소중한 경험이었다. 농부의 땀과, 연구진들의 노력 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소비자에게 사랑받으며 집밥으로서의 햇반 위상을 높여주길 기대해 본다.